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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

세족(洗足)이 주는 은혜(요한복음 13:1~11)

by 강정훈말씀닷컴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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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예식]

세족(洗足)이 주는 은혜

요한복음 13:1~11

서론

본문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에 행하신 세족입니다. 세족(洗足)은 발을 씻는 것으로 씻을’, ’, 그래서 탁족(濯足)이라고도 합니다. 세족은 기독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교의 금강반야바라밀경 세존(世尊)이 걸식을 마치시고 본처로 돌아와 공양을 마치시고 의발을 거두신 후 세족(洗足)하시고 자리를 펴고 앉으시다고 하여 세족 사례가 보입니다. 천주교 의식에도 세족식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만찬을 집행하기 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어주신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8,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그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발을 뺍니다. 주님은 괜찮다 하시면서 강행하십니다. 같은 날 세족과 성찬예식이 동시에 이루어졌다면 성찬과 세족의 의미도 같은 정신입니다.

스승, 은혜를 받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3년을 전도 여행 다녔습니다. 내일이면 죽는다 하니, 예수님도 심란하지요! 식사하시던 주님께서 문득 5,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원래는 식사 전에 손과 발을 씻는데 그 날은 생략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예루살렘 입성에서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환호하던 대중들로 흥분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식사하다 문득 누군가의 발을 보더니 씻어주십니다. 더러워서 씻어주시려 했을까요? 상처투성이 발이 안타까워 마사지해 주고 싶으셨을까요?

 

어쩌면 3년 동안 다니면서 한 번도 씻어준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 사람 그동안의 수고를 추억하면서 고마워하면서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당시 신발 샌들은 발바닥은 보호해 주지만 발을 보호해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래 걸어다닌 제자들의 발이 온통 흙투성이고 상처투성입니다. 누구 발부터 씻어주었을까요? 수제자 베드로? 베드로가 첫 번째는 아닙니다. 6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이르시니 베드로는 중간쯤입니다.

 

어떤 성경학자는, 가룟유다가 1번이랍니다. 그랬다면 유다의 발을 씻으면서 가장 정성을 다해 가장 부드럽게 가장 오래 가장 간절한 마음으로 씻어주셨을 것 같아요! 유다는 이미 스승을 팔 생각을 굳히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11, 예수님께서도 이미 아셨습니다. 그걸 알면서 정성껏 발을 씻긴다는 것, 얼마나 힘들어요! 그래도 주님께서는 1절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스승에게서 마음을 돌리고 배신할 마음을 굳힌 유다도 주님에게는 자기 사람입니다. 내가 사랑해주어야 할 내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면서 발을 보니, 발의 상처를 보니 수고를 더욱 알겠습니다. 당신을 따라오지 않았다면 뱃사람으로, 세관원으로, 학자로 편하게 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당신 자신을 따라오느라 모든 것을 다 버린 사람들입니다. 산을 걷고 험한 들판을 걸으며 이리저리 전도의 길을 걸으며 발은 온통 상처투성입니다. 발의 상처는 마음의 상처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처들이 모두 보여, 예수님 당신 자신을 위하다 생긴 발의 상처라 생각하며 주님은 정성껏 발 마사지를 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은혜의 눈물입니다. 끝까지 사랑하지만 결국은 스승을 판 못된 제자 놈이라는 말을 들을 유다를 생각하면서, 그의 발을 더 정성껏 닦아주면서 주님은 은혜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제자들, 은혜를 받다

유대인들은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고 발을 씻습니다. 종이던지 주인이라도 씻어주어야 합니다. 없으면 아들이라도 대신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종도 주인도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제자들 처지가 난처합니다. 주님의 발이라면 몰라도 다른 제자의 발을 씻긴다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것입니다. 당장 예수님께서 왕이 되었을 때 가장 하위벼슬을 살 것입니다. 그러자 눈치작전들입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수건을 허리에 차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었습니다. 그것은 문화적인 충격이고 황당함. 자체입니다. 제자들이 놀라움으로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님의 치유가 강력하게 발을 통해 올라왔을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다니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거절을 당하고 경멸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섬김의 발씻음을 통해 제자들은 치료와 회복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발을 만져주실 때 태양을 만들고 공기를 만들고 따뜻함을 만들던 하나님의 만지는 손을 느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회복이 되고 마음에 위로가 넘쳤을까요?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에서 마지막 코스가 발 마사지입니다. 발 마사지를 받으면 그동안의 피로가 순간으로 풀어집니다. 인천공항에 내리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만지십니다. 발 하나하나의 상처들이 모두 주님을 위한 상처입니다. 주님은 몇 초 몇 분, 슬쩍슬쩍 지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붙들고 그의 수고를 말해주고 그와 눈을 맞추고 고마움을 전합니다. 주님의 만져주심, 주님의 마사지는 제자들의 마음마저 만지심이 되고 마사지가 됩니다. 제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그동안의 상처, 아픔, 분노, 섭섭했던 감정 등을 위로받았습니다.

 

그런 힘으로 제자들은 예수님 사후에도 30년 이상을 걷고 활동하고 전도했습니다. 힘들고 피곤하고 어려울 때마다 주님께서 만져주시던 그때의 그 손길을 발에 느끼며 일어나서 다시 사역의 길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리고 저들도 발을 씻겨주는 사역을 통해 주님의 은혜들을 전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세족이 주는 은혜입니다.

 

남아프리공화국에서 목회를 하는 데이빗 케이프는 성공적으로 목회를 하던 백인 목사입니다. 어느 날 목회를 내려놓고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라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14개월을 황당한 부르심을 놓고 갈등하고 기도하다 온 가족이 함께 순종하게 됩니다. 나무 대야가 달린 십자가, 물통 수건 의자 등 20kg이 넘는 짐을 지고 거의 3km의 대장정을 걸어 세족사역을 하며 남아프리공화국을 순례했고 걸프전이 일어났던 중동 등 전세계를 누비며 20년이나 넘게 세족사역 합니다. 놀라운 것은 발을 씻겨주는 순간에 사람들이 예수님의 손길을 느끼면서 주님을 영접하고 마음이 회복되고 한센병환자, 중풍병자, 알콜중독자, 장관, 대통령까지 마음에 영적인 안식으로 들어가는 체험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행하셨던 세족식! 왜 이런 모습을 보였을까요? 마지막 쇼였을까요? 주님께서 말이 없는 교훈을 주신 것입니다. 그것은 끝없는 사랑과 겸손과 섬김의 교훈입니다. 교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짜릿함! 입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세족식을 위선이라며 배척했습니다. 그래서 개신교에서는 몇몇 단체들, 청년들의 수련회 정도에서나 프로그램으로 시행합니다. 저는 이런 세족식이 좋다, 생각합니다. 목사가 장로들을, 장로가 장로들을 목사가 평신도들을 평신도들이 목사를, 서로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의 발을 씻겨드릴 때 마음에 습기가 생깁니다. 우리가 지나치게 성경공부와 프로그램, 일꾼 노릇으로 마음이 너무 건조해 있습니다. 마음에 습기가 없어 이리도 한국교회가 냉랭합니다. 마음에 습한 기운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감동들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힘이 생깁니다.

결론

사극 드라마 중에 제왕의 딸 수백향이 있습니다. 왕이 떠난 후에 향불을 피우는 황후에게 시녀가 물었습니다.

폐하! 무얼 빌었습니까?”

다음 생애에는 폐하의 첫 여인으로 태어나기를 빌었다

그리하소서~”

또 하나를 더 빌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네가 황후가 되고 내가 시녀가 되어 너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시녀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립니다

 

저도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은퇴예배는 거창하게 하지 않고 우리 교우들 한 사람 한 사람씩 발을 씻어주고 교회 일을 후임자에게 넘겨야 하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혹시 그런다면 그냥 오세요! 발을 깨끗하게 씻고 새 양말을 신고 오지 마세요! 그냥 추한 발이 좋아요! 나와 함께 고생했던 그 발이 좋아요! 나와 함께 심방했던 그 발이 좋아요! 제대로 섬기지 못하고 섬김만 받았는데 교회를 은퇴하면서 한번 제대로 섬기고 싶어요!

 

여러분도 같은 마음을 품으세요. 내가 세상 떠날 때 누가 가장 고생한 것 같아요! 주님을 위해! 늘빛교회를 위해! 나를 위해 누가 가장 고생한 발이 될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발을 씻겨주고 눈을 감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정신으로 성찬예식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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