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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

사순절, 스스로를 괴롭게 하라!(레위기 23:26~32)

by 강정훈말씀닷컴 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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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스스로를 괴롭게 하라!

레위기 23:26~32

 

서론

지금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지만 사순절이 성경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에 대해 교단별로 약간 차이가 납니다. 사순절은 말씀과 묵상으로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부활의 의미를 기억해 신앙을 점검하고 성찰함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사순절 주제는 제1주간, 그리스도께서 받으신 유혹을 생각하고, 2주간 죄를 물리치라는 명령 상기, 3주간 회개, 4주 치유와 회복, 마지막 다섯째 주일은 종려주일로 부활을 미리 맛보는 주일입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인 수요일, 금년에는 2일입니다. ‘()의 수요일이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재()를 이마에 십자가 표식으로 바르고 죄를 고백하며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 3:19)는 말씀과 함께 인간의 죄와 유한성, 무상함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용서와 도우심을 구한데서 나온 명칭입니다. 재의 예식에는 1년 전 종려주일에 사용했던 가지를 태워 만드는데, 1년 전부터 이를 준비하면서 자신을 온전히 태우는 헌신을 통해 온전한 제자가 될 수 있음을 뜻했습니다.

 

사순절의 중심은 자기성찰과 고난과 절제입니다. 그래서 내 믿음을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맞춰 영적 생산성을 위해 보링하는 것입니다. 닭은 초란을 시작으로 1년 정도 지나면 3,4일에 알을 하나씩 낳습니다. 사료 값도 안 됩니다. 자연히 폐닭(폐계)이 됩니다. 폐닭은 노계와는 다릅니다, 폐닭은 늙은 닭이 아니고, 알 낳는 게 더딘 닭입니다. 양계장의 닭들은 밀식 사육, 계속되는 조명으로 강제로 산란을 유도하기에 산란능력이 빠르게 떨어집니다. 이런 폐계들도 안정적 환경만 제공된다면 산란능력이 회복된다고 합니다.

 

강문호 목사님의 글을 보니, 폐닭도 10일간 완전히 금식을 시키면 체질이 변해 약 3개월은 다시 한 개씩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폐닭 직전의 닭이 알을 낳기 위해 금식하는 것을 일종의 보링이라 표현했습니다. 보링(boring)은 토목 용어로 구멍을 뚫음인데 이게 기계에 관할 때는, 속을 우비어 파기, 천공(穿孔) 작업, 일종의 기계 수술을 말합니다.

 

사순절은 영혼과 육체를 보링하는 기간입니다. 구약의 속죄일에 비유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속죄일을 절기로 정해주셨습니다. 1년에 하루! 유대성력으로 7 10일입니다.

27,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이날에는 대제사장이 자신과 가문을 위해, 죄로 더럽혀진 성소와 성물들을 위해(성소조차도 백성들의 죄로 인해 오염되었기에), 온 백성을 위해 국가적인 속죄를 드리는 날입니다. 이날에는 두 마리의 염소를 취해서 제비뽑아 한 마리는 하나님께 속죄제물로, 한 마리(아사셀 염소)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짊어지고 광야로 추방되었습니다.

대제사장은 1년에 한 차례 지성소에 희생의 피를 가지고 들어가 백성들의 죄를 사해 달라 탄원합니다(27). 백성은 노동을 금하고 금식하며 철저히 자신의 죄를 슬퍼했습니다. 어느 정도로 하는가, 자기를 괴롭힐 정도입니다. 괴롭히라는 명령이 3회나 반복됩니다.

 

27, “너희는 성회를 열고 스스로 괴롭게 하며

29, “이 날에 스스로 괴롭게 하지 아니하는 자는

32, “너희는 스스로 괴롭게 하고

 

속죄일에 하나님은 어떤 헌신도 봉사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스스로를 괴롭게 하라는 것입니다. 고행과 다릅니다. 고행은 하나님 앞에서 의()를 얻기 위한 인간의 종교적 보상행위이지만 속죄일에 자신을 괴롭게 하라는 것은 자신의 죄, 1년 동안에 지은 모든 죄가 합산된 죄를 위해 괴로워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신구약 전체에서 너희들의 죄는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 선언하셨습니다.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43:25)  “내가 그들의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그들의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8:12) 그런데 이런 말씀을 잘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분인데 어찌 죄를 잊겠습니까? 죄에 대해 무던하시고 무관하신다면 그건 거룩이라는 하나님의 속성에 위배됩니다. 죄를 기억하지 않겠다는 것은 “대적할 목적으로는 기억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하나님께서는 어떤 목적으로는 기억하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지은 죄가 재범(再犯)이냐, 습관성이냐, 하나님을 만홀(漫忽 등한시하고 소홀히 함. 우습게 여김)이 여기는 일이거나 이런 일에는 하나님께서 그 죄를 기억하신다는 것입니다.

속죄일에는 이런 죄들, 그러니까 알면서 짓든지 부지중에 짓든지 죄들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속죄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기본 순서가 스스로 괴롭게 하는 것입니다. 양심의 가책, 자신을 책함, 찾아가 용서를 구함, 여기에는 수치심과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물질로 손해를 끼쳤으면 여러 배로 배상, 금전적인 손해가 큽니다. 이런 것들로 자신을 괴롭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지난날의 허물과 실수와 죄를 괴로워하는 것을 즐기시는 가학(加虐)적인 분이십니까? 하나님은 내가 건강하고 성결하고 마음에 평안을 누리면서 남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살기를 원하시는 좋은 아버지이십니다. 그러기에 속죄일을 만들어 놓은 것은 자기를 스스로 괴롭혀서 경건한 믿음으로 바르게 정리하고 정돈하라는 것입니다.

 

솔개는 70년을 사는 장수 새입니다. 사람이 70년 살려면 병원, 약국을 얼마나 갑니까? 솔개는 병원도 약국도 없이 70년을 사니 만일 솔개 병원, 의료시설이 있다면 100년도 더 장수합니다.

70년 중에 40년쯤에 고비가 온답니다. 고비를 넘기면 70년을 살고, 넘기지 못하면 40세를 일기로 죽습니다. 솔개는 본능적으로 이를 압니다. 40년을 살면 발톱이 무디어집니다.

그러면 6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훈련을 합니다. 부리로 바위를 자꾸만 쪼아댑니다. 피눈물 나는 노력입니다. 그걸로 발톱을, 깃털을 뽑아냅니다. 자기 수술을 하는 셈입니다. 이를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합니다. 뼈를 바꾸고 태를 벗으려면 얼마나 처참할까요? 하나님께서는 죄에서의 환골탈태를 위해 구약의 속죄일을 주셨고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순절의 기간을 스스로 만들어 환골탈태를 힘썼던 것입니다.

 

제가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합니다. 제가 수면내시경이 잘 안 됩니다. 수술을 하다 깨어나 아파 죽는다고 소리 지릅니다. 엄살이 아닌데도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들에게 야단도 맞고 요주의환자로 찍힙니다. 세브란스에서도 수술 중에 소리 질렀고 메디힐병원에서는 도중에 중단, 다른 병원으로 가라했고 송도병원에서는 이웃 의사까지 동원해서 억지로 끝을 냈는데 다음에는 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창피해서 가기 싫어요!.

 

그런데 대장내시경을 1년에 한 번씩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용종이 몇 개씩 나와요! 여섯 개도 나오고 네 개도 나오고 다시 여섯 개도 나오고 두 개도 나오고 키나 쑥쑥 그렇게 크지 먹는 것이 살이 되고 용종을 키우는데 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힘들다고 1년에 대장내시경을 해서 용종을 떼어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요? 용종이 선종(腺腫)이 되고 이게 방치하면 악성종양이 됩니다. 그러니 제 경우는 매년마다 해야 합니다. 매해마다 잘라내야 하니까요!

 

그런데 작년, 메디힐병원에서 대장내시경을 해주시던 의사선생님이 미국으로 갔다가 와서 그때도 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고통을 느꼈지만 견딜 만 했습니다. 이번에는 끝까지 깨지 않고 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제가 그것도 말하고 싶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세상에! ()나 대장에 용종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용종이 나오면 꼭 조직검사에 들어가잖아요? 여섯 개 중에 하나에서라도 이상한 게 나오면 가정이 힘들어집니다.

 

사순절 기간에 교훈을 하나 더 얻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병원에서 매년 내시경 수술을 받으라! 는 것은 수익이나 임상실험을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순전히 내 몸을 깨끗하게 해주기 위함입니다. 대장내시경은 3,4일전부터 음식 조절, 전날 오후부터 금식 물약 먹는데 보통 고역 아닙니다. 이번에는 알약(24)이 나와 얼마나 간편했는지 이건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잖아요? 남들이 대신 괴로움을 당해줄 수 없어요! 이런 괴로움은 자처해서 당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몸이 깨끗하고 건강체로 보링되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아시스의 성자(聖者)라 불리는 프랜시스도 죄욕(罪慾)을 품었고 그때마다 거의 벌거벗은 상태에서 장미 밭에 들어가 뒹굴 면서 내가 나를 벌을 줍니다.” 부르짖었습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벌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프랜시스가 장미 밭에서 뒹구는 모습을 하늘에서 보셨습니다. 가시에 찔려 피가 낭자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들에게 명하셨습니다.

빨리 내려가서 저 장미에서 가시를 없애라. 내 사랑하는 종이 찔리고 있다.”

천사들이 내려 와서 장미의 가시를 없애 버렸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이후로도 계속 이곳의 장미들은 가시가 나지 않는데 다른 곳에 가져다 심으면 거기서는 가시가 난다고 합니다. 그만큼 구원을 얻고자 고행하는 고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삶을 따라가려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치는 전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요! 대속죄일은 율법이 정하는 유일한 금식일, 우리를 살리려고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환골탈태시키려고 괴롭히고 내가 살려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날입니다. 유다 왕국 멸망 이후에는 더 많은 국가적 금식일이 생겨났지만 7 10일 속죄일은 유대인에게 가장 엄숙한 날이요, 율법에 철저히 복종하는 날입니다. 속죄일에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면 29, 자녀가 없어서 사라지는 집안이 됩니다. 그러니 무서운 절기인 셈입니다.

 

이제 히브리서 기자의 지적대로 속죄일 의식은 일시적이고 불완전한 것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영원하고 완전한 대속 사역의 그림자였습니다( 9:19-28; 10:5-10). 유대인들이 이것을 모르고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일만 계속 한다는 것은 고행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는 속죄일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했던 스스로를 살피고 절제하고 억제하고 떼어내고 괴롭히던 일을 사순절로 옮겨갈 수 있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며 스스로 괴롭게 함으로 우리 믿음을 환골탈태하는 절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결론

사순절의 중심은 무엇입니까? 스스로 괴롭힘도 아니고 단순한 절제나 묵상이나 영적인 다이어트도 아닙니다. 나의 믿음을 강화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수단입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이 산타클로스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사순절의 진정한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십자가에 달리셔서 고난 받으시고 무덤에서 3일의 굴욕을 겸손으로 참아내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던 그 고난과 영광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만을 중심에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3천명 모이는 중대형교회에 젊은 목사님이 부임하였습니다. 한 성도가 오더니 말했습니다.

“3천명 비위 맞추시려면 힘드실 거예요.”

목사님:“내가 3천명 비위 맞추려면 못 살 것입니다. 나는 오직 예수님 비위만 맞추렵니다.”

오직 예수! 이것이 사순절의 신앙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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