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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작가라더니...'DJ 고향' 하의도 천사상, 사기 전과자 작품이었다

by 강정훈말씀닷컴 202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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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작가라더니...'DJ 고향' 하의도 천사상, 사기 전과자 작품이었다

하의도에 318, 청도에 20점 설치

수억원 챙긴 70대 남성에 징역형

파리 7대학 졸업 등 경력 대부분 허위

신안군, 조각상 처리 놓고 골머리

 

이승규 기자

조선닷컴 2025.02.24. 11:34

 

전남 신안군 하의도 웅곡선착장 주변 아기 농악대 천사상. /조홍복 기자

 

자신을 세계적인 조각가로 사칭하며 전남 신안군과 경북 청도군에 조각상을 설치하는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7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자신을 파리 유명 대학 교수로 사칭했지만, 실제로는 사기 혐의로 복역한 전과자로 밝혀졌다.

 

24일 한겨레에 따르면 최바오로(71)라는 작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에 일명 천사상  318점을, 청도군에는 조형물 20점을 설치했다. 신안군은 1004개의 섬이 있다 해서 천사의 섬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최근 최씨의 학력과 이력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신안군이 조각상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안군은 주민들 사이에선 그대로 두자는 의견도 있어 여론을 수렴해 (처리 문제를)판단하겠다고 했다.

 

지난 2019년 신안군은 하의도 천사상 318점은 파리 아트저널에서 1999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예술인에 선정된 최씨 등이 만든 작품이라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최근 법원에서 최씨의 이력은 허위로 밝혀졌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웅곡선착장 해변에 설치된 천사상./조홍복 기자

 

지난 20일 대구지법 형사12(재판장 어재원)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최씨는 2022년 경북 청도군에 내가 세계적인 조각가인데 작품을 기증하겠다고 속여 조형물 20점을 설치하면서 29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최씨가 청도군에 설치한 작품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자신을 파리 7대학을 졸업하고 해외에서 교수를 역임하는 등 세계적인 작가라고 사칭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일본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에 참여했고 광주비엔날레에도 출품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주장한 학력과 경력 대부분은 허위로 드러났다.

 

최씨는 초··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10대 초반부터 서울 중구 신당동의 철공소와 목공소 등에서 일했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상습사기죄 등으로 수차례 복역했다. 최씨는 이력서에 1992년에 파리7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했다고 썼지만, 실제로는 청송보호감호소(청송교도소)에서 사기 등 혐의로 복역한 시기였다.

 

수감 중 199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해 1995 6 고입 검정고시 전 과목 만점 수석 합격 전과 6 40대 혼혈 수용자 KBS 9시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각 교육을 받거나 해외에서 조각가로서 활동한 경력이 없었고, 파리석좌교수 초빙, 피렌체 미술관 전속작가, 평창올림픽 문화예술계 홍보대사 등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조각가라는 경력은 모두 허위였다.

 

최씨는 지난 2018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를 평화의 섬, 천사의 섬으로 꾸미고 싶다며 신안군에 제안했다. 이에 신안군은 19억원을 들여 하의도에 천사 조각상 등 모두 321점을 설치하고 2019 628 울타리 없는 천사상(天使像) 미술관을 개관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당시 최씨에게 명예군민증을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신안군은 최씨의 허위 이력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2월 최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신안군 사기 의혹 사건은 청도군 사건과 병합돼 심리가 진행됐다. 하지만 법원은 청도군 사건의 경우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중국산으로 밝혀져 유죄로 인정했지만 신안군 사건은 기망 행위와 편취액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 체결에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때문에 신안군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천사상 설치 경위를 밝힌 표지석을 없앴고, 설명문에도 최씨의 이력 등을 삭제했다. 신안군 문화관광과 쪽은 우리가 피해자라고 보고 최씨를 고소한 뒤,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민사 소송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무죄가 나와 난감하다 검찰 항소 여부와 주민 여론 등을 살핀 뒤 작품 처리 문제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경북도는 청도군의 사기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한 뒤 청도군과 김하수 군수에게 경고처분을 내리고, 관계 공무원 8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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