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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목회/중년목회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① '교회 등지는 성도들' 해마다 증가...한국교회 시사점 크다

by 강정훈말씀닷컴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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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목회]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① 

'교회 등지는 성도들' 해마다 증가...한국교회 시사점 크다

 

 

 

본지는 2013년 ‘한국교회, 다시 희망을’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주요 현안들을 매월 기획특집 기사를 통해 다루기로 했다. 11월의 주제는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다. 한국교회 교인 감소가 교단들의 교세 통계서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단지 ‘믿음이 약한자’ 혹은 ‘구원의 확신이 없어서 방황하는 불쌍한 영혼’ 즈음으로 단정 짓는 것은 구태의연한 과거 분석만 되풀이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지는 해를 거듭 할수록 큰 폭으로 사라져 가는 한국교회 교인들에 초점을 맞춰 현상과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가 갖추어야할 대안적 시각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올해 교단총회서 발표된 교세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4만 1596명, 기독교성결교회 2만 명, 기독교장로교는 8천201명이 지난 한 해 동안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도수가 늘었다고 보고된 예장 합동은 6천여 명 선에 그쳤다. 

지금 한국교회는 '하락세를 달리고 있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큰 폭으로 사라지고 있는 성도들

문제는 교인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 교회는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떠나는 이유를 헤아려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하기 보다는 그들을 ‘이탈자’ 혹은 ‘철새’ 정도로 규정짓고 정죄하거나 집나간 자식 기다리듯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고 있는 성도들. 그들은 누구이고,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과연 과거 신앙의 틀로만 그들을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교회에 큰 과제임이 분명하다.

 

개신교계에 충격을 던졌던 200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를 보면 개신교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천주교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이 종교분야 인구센서스 결과를 종합해 보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기독교를 떠난 사람들이 14만4천명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2005년 개신교인수는 861만 6천명이었다. 반면 천주교는 10년 전의 295만 1천명보다 무려 219만 5천명이 늘어난 514만 6천명으로 집계됐다. 천주교로 개신교인들이 유입됐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목회자들은 그동안 개신교 교인수가 1000만~1200만 정도 될 것이고, 천주교는 정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호언장담을 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순간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교계 전문가들은 개신교는 이후로도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 8년이 흐른 현재에는 교인수가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 종교로 유입 가속도, 넋 놓고 있는 교회

미래목회포럼이 2005년 센서스 조사를 바탕으로 신자들의 이전 종교상황을 살펴봤더니 개신교는 불교에서 6명, 천주교에서 5명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천주교는 불교에서 21명, 개신교에서 무려 32명이 유입됐다.

 

천주교로 개종하는 개신교인들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목회자는 “개신교인에게 물으면 개신교와 가장 유사한 종교는 천주교라고 대답하지만 천주교인에게 물으면 천주교와 유사한 종교를 불교라고 답한다”며 “때문에 천주교를 떠난 사람은 불교로 가고, 개신교를 떠나는 사람은 거의 천주교로 가게 돼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독교인의 타종교로의 유입은 올해 5월 발표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12월 31일까지 집계된 천주교인은 536만 1369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대한민국 인구의 10.3%가 천주교이고, 세계천주교에서 45번째, 아시아에서 5번째를 기록했다.

 

천주교 뿐 아니라 불교, 이슬람교 등으로 개종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슬람교는 한가족 한신앙이라는 강력한 사상 때문에 결혼과 동시에 이슬람권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다. 무슬림 남성을 만난 한국 여성이 결혼과 동시에 종교를 개종하고, 이들의 2세가 한국 무슬림 세력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발표한 ‘한국기독교 분석 리포트’에도 기독교 교인은 감소되고 천주교, 불교 등 타 종교는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는 안나가지만, 난 그리스도인이다"

이 가운데 교회를 나가지 않는 기독교인의 존재가 부쩍 증가해 눈에 띈다. 교회를 다니다 그만둔 상태지만 타 종교로도 가지 않은 사람들, 그렇지만 세상에 나가서는 당당히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가나안 성도’다.

 

‘교회 안나가’를 거꾸로 하면 ‘가나안’이 된다고 해서 가나안 성도라 부른다. 또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찾아 다녔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제도권을 거부하고 자신에 맞는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서구에서는 ‘소속되지 않은 신앙’이란 개념으로 일찍부터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교계 일부에서는 가나안 성도의 수치를 한국교회가 추정한 1200만과 통계청의 결과인 860만을 뺀 나머지 34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통계청의 조사가 교회를 다니지 않는 기독교인까지 이미 포함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없다.

 

다만 지난 2004년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개신교 신앙을 갖고 있다가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수가 758만 명이었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이중에서 타종교로 개종한 사람이 198만 명, 나머지 560만 명은 무종교인이 된 경우로 이를 통해 가나안 성도의 수가 상당한 정도임을 짐작해 볼 뿐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경우 한국교회 성도의 10.5%인 1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소속없는 신앙인, 가나안 성도 10% 추정

그렇다면 이런 가나안 성도로 명명되는 소속 없는 신앙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 316명을 대상으로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략 세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교회를 쉽게 결정하거나 떠나는 철새 성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평균 출석 기간이 14.2년으로 예상외로 오랜 기간 한 교회를 섬기며 나름의 직분을 감당한 사람들이었다. 통계를 보면 10~14년이 21.9%, 5~9년이 21.3%, 25년 이상도 20.3%를 차지했다. 또한 교회를 떠난 지는 평균 9년 정도가 됐으며, 교회가 아닌 다른 신앙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가 8.2%가량 존재했다.

 

교회 내 소통의 부재를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이는 교회를 떠나기 전 누구와 상담을 했는가라는 문제와도 직결되는데, 대부분이 교회 목회자를 찾지 않았다. 46.5%가 ‘교회 이탈전 상담 대상이 없었다’고 대답해 충격을 줬다. 이어 가족(31.9%), 교우(25.8%)를 만나 조언을 들었으며,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를 찾은 것은 7.1%에 불과했다.

 

평균 14년 정도 교회를 출석하며 봉사를 했지만 정작 교회를 나가는 중요한 문제를 두고 목회자를 찾아가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 내 소통의 부재가 컸다는 반증이어서 안타까움을 던진다.

 

또 다른 특징은 고학력, 직분자,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들중 '목회자에 대한 불만 때문에 교회를 떠났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이젠 교인들이 교회 여러 문제점들을 스스로 판단할 힘이 생긴 것 같다”며 “한국교회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가나안 성도’를 주제로 강연한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가나안 성도들은 신앙의 뿌리가 깊지 않았을 것이라는 편견이 깨지면서 이들의 존재는 한국교회에 상당히 무거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쩍 교회를 등지는 사람들이 헤아릴수 없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시작된 교회 성장세 둔화의 원인에는 실상 이 문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분석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면 근본적 해결점이 될수 없다. 성도들은 지금 의식수준이 높아졌고, 그만큼 교회에 높은 잣대를 드리우고 있다. 이들에게서 제도권 교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뉴스 미션 한연희 기자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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