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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5 新중년] 나이에서 일곱살 빼라… '6075(60~75세) 新중년' 출현
[6075 新중년] [1]
10년전과 체력 비교, 7세 젊어져… '新중년' 방통대생 6년새 3배로
"얼른 비켜요! 환자 지나가요!"
지난 2일 오전 10시 인천시 부평구 세림병원 1층 응급실 앞 복도. 직원 이현갑씨가 급성 뇌출혈을 일으킨 한 환자의 병상을 끌면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내달렸다. 1층 응급실에서 3층 수술실로, 다시 5층 입원실로. 이씨는 응급환자를 하루 평균 20~30여명 나르고 옮긴다.
교통사고로 내장이 파열된 100㎏ 거구의 환자, 병원 옆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손가락이 잘린 생산직 직원, 흉기에 찔린 40대 남성, 아파트 2층 베란다에서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진 중학생 등이 그가 분초를 다투며 옮기는 사람들이다.
잠시 짬이라도 나면 붐비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며 각 층 진료실에서 받은 환자의 채혈·채뇨 샘플을 2층 분석실로 재빨리 전달한다. 그의 팔뚝과 종아리는 딴딴한 근육 덩어리다. 응급실 보조원인 이씨의 나이는 62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0~30대 보안 요원이나 간호사들이 했던 일을 이씨는 거뜬히 해내고 있다. 이씨는 중소기업에서 은퇴한 뒤 딱히 할 일을 못 찾다가 6개월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은 이제 현실이다. 50대 중년, 60~70대 노년이란 공식은 깨졌다. 이씨처럼 '더 건강하고 똑똑해진' 6075(만 60~75세)를 우리는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전통적 할아버지, 할머니 호칭으로는 담을 수 없는 신(新)중년 세대가 등장했다.
본지가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2002년과 2012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신중년 1488명의 건강 기록을 전수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은 10년 전 같은 나이대의 중년보다 확실히 체력도 좋고, 체질도 개선됐다. 신중년은 10년 전보다 악력(손아귀 힘)은 4.7% 늘었다. 육체노동자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인 악력이 4.7% 늘었다는 것은 신중년이 7년 정도 젊어졌다는 의미다.
인터넷 환경과 평생 학습 분위기 속에서 ‘지적 능력’도 눈에 띄게 진화했다. 한국방송통신대의 신중년 등록 학생 수는 6년 만에 3배(2007년 976명→2013년 3073명)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학생 수는 14% 줄었다. 신중년은 주관적으로도 자기 나이를 훨씬 젊게 보고 있다. 본지와 삼성생명이 신중년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신중년 10명 중 9명(91.6%)은 자신의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가 평균 7.3세였다.
요즘 60대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나이는 실제 나이에 0.8을 곱해야 한다는 속설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중년을 더 이상 국가가 돌봐야 하는 ‘복지’ 대상으로 국한하지 말고, 국가의 새로운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선진국에서처럼 우리도 저출산·고령화 위기 극복을 위해 신중년 인력 활용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60대 초반, 윗몸일으키기 1분에 21번… 20년전 40대 후반과 비슷
[6075 新중년] [1]
6075 객관적 건강지표 향상… 高大안산병원 10년간 1488명 조사
노동력 측정 주요 기준인 악력, 10년 전보다 4.7% 강해져
허리 날씬해지고 해로운 중성지방 수치는 50대보다 낮아
폴리텍大 다니는 新중년들, 절반 이상이 기능사 자격증 따
본지와 고려대 안산병원이 2002년 건강검진을 받은 만 60~75세 771명과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2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같은 나이대의 717명의 기록을 전수 조사해 본 결과 신중년 6075들이 이전보다 월등하게 '건강하고 튼튼하게' 진화 중인 사실이 각종 수치로 증명됐다. 지력 면에서도 신중년은 과거에 비해 훨씬 또렷하고 왕성했다. 올해 방송통신대 신입생 중 1000명 이상이 신중년들이었고, 직업 교육 기관인 한국폴리텍대를 다니는 6075들은 절반이 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있다.
◇신중년, '힘'에서 7년 이상 젊어져
고대 안산병원은 신중년을 대상으로 첫 번째로 악력(握力·손아귀 힘)을 측정했다. 악력은 망치질을 하거나 농기구를 잡을 때 쓰는 근육으로 국제적으로 육체 노동력을 측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쓰인다. 악력은 통상 30대 중후반에 최고조에 이르며 이때부터 매년 0.7%포인트씩 미세하게 감소하기 시작해 60대 초반에는 절정 때에 비해 80%의 힘밖에 못 쓰게 된다(2011년 국민 체력 실태 조사 기준). 노인들이 간혹 수저를 놓치거나 손가락 힘이 없다고 느끼는 건 그만큼 악력이 줄었다는 의미다.
안산병원은 10년 간격으로 바로 선 자세로 양손을 번갈아가면서 악력기를 꽉 움켜쥐는 방식으로 악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10년 전에 비해 현재 신중년은 악력이 4.7% 높게 나왔다. 바꾸어 말하면 현재 신중년이 과거에 비해 악력에서 7년가량 신체 나이가 젊어졌다는 뜻이다.
'초콜릿'으로 불리며 꽃미남의 상징이 된 복근(腹筋)에서도 신중년은 괄목할 만한 진화를 거듭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하는 국민 체력 실태 조사 결과 2011년에 60~64세 남성 123명이 1분 동안 실시한 윗몸일으키기 평균 기록은 20.6개였다. 1992년의 40대 후반(45~49세) 남성 161명의 평균 기록(20.9개)과 비슷했다. 60대 초반 신중년의 '복근 신체 나이'가 20년 전 40대 후반만큼 젊다는 얘기다.
◇체질은 6~10년 젊어져
'건강 나이'의 핵심 척도라 할 수 있는 체질 부문에서도 신중년은 놀라운 수치를 보였다. 고대 안산병원 조사에서 10년 만에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 수치는 17.2% 감소했고, 유익한 HDL콜레스테롤은 8% 늘었다. 허리둘레는 1.65㎝ 줄어들어 10년 전보다 날씬해졌다.
의학계에서는 중성지방을 줄이고 HDL콜레스테롤을 늘리려면 주 3~5회, 하루 1시간 이상 속보로 걸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호흡기내과)는 "10년 만에 중성지방이 28㎎ 줄고 HDL콜레스테롤은 4㎎ 늘어났다는 것은 신체 나이가 6~10년 정도 젊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대를 사는 50대에 비해서도 신중년 6075들의 건강 상태는 뒤지지 않았다. 안산병원이 2011년의 60~75 세대와 50대를 비교한 결과 6075는 50대보다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1.3%밖에 뒤지지 않았으며, 중성지방은 오히려 5.2%가량 낮게 나왔다. 신철 교수는 "이는 통상 60대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는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현상으로 6075들을 신중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라고 말했다.
◇지적 수준도 향상
신중년들은 '체력과 체질'뿐 아니라 지적 수준의 진화 속도도 상당하다. 한국방송통신대의 2013년 '신중년(61~75세) 재학생' 숫자는 3073명이다. 2007년(976명)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그만큼 공부하고 싶어하고, 대학에 다닐 정도로 '똑똑한' 신중년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냥 대학만 다니는 게 아니다. 최근 4년간 한국폴리텍대를 다니는 신중년 505명 중 절반 이상(51%)이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 신(新)중년(만60~75세)
최근 체력과 지력(知力), 사회적 측면에서 새로운 60대 이상 연령층이 등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 후반 50년의 절반 지점인 75세까지는 활동기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중장기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책 대상 고령자 기준 나이를 70~75세 이상으로 높이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6075 新중년] [1] 日帝시대,
6·25 전후 태어나 IMF때 경제 무대 퇴장
"100세 시대 노후 위해 '평생근로' 해야하는 첫 세대"
[新중년층 그들은 누구인가]
최빈국서 경제발전 토대 다지고 70~80년대 '한강 기적' 이끌어
흔히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산업화 역군(役軍)이라고 부르지만, 산업화 역군의 '원조(元祖)'는 신중년(1938~1953년생)이다.
신중년은 '일제강점기→8·15 광복(1945년)→한국전쟁(1950~1953년)→산업화 시대(1960~80년대)'를 거쳐 IMF 외환 위기(1998년)와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까지 한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박사는 "(신중년은) 한국이 세계사에서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때부터 경제 발전의 밑바닥을 다진 세대"라고 했다.
신중년은 일제강점기 또는 한국전쟁을 전후해 태어나 가족과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대일항쟁기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일제에 강제징집당한 한국인은 146만명이다. 이들은 신중년의 부모 세대에 해당한다. 정진화(73)씨는 "우리 세대를 보면 사할린에 끌려간 아버지와 편지 몇 통 주고받은 게 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추억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전쟁 때는 형과 오빠를 학도병으로, 삼촌을 국군으로 보내야 했다. 그러면서 1951년 초 중공군의 대진격 이후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신중년 중에는 부모·형제를 북녘에 둔 경우가 적지 않다. 몸소 겪은 전쟁의 고통도 생생하다. "피란촌에서 꿀꿀이죽으로 연명하던 시절"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청소년기는 전쟁 폐허 속 '세계 최빈국' 시절이었다. 당연히 고등교육은 꿈꾸기 어려웠다. 신중년의 학력 분포(2010년 기준)를 보면 10%만 대학 문턱을 넘었다. 고등학교 졸업자는 17%, 중학교 졸업자는 15%이다. 나머지 절반 이상의 신중년이 초등학교만 나왔거나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1970년대에 시작된 '한강의 기적'부터 신중년의 '성공 시대'는 시작된다. 1980년대 한 해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어섰고, 국민소득은 1980년 38조원대에서 1990년 192조원, 2000년 600조원으로 20년 만에 15배나 늘었다. 이런 시기에 신중년은 대기업의 중역으로, 정치계의 민주화 세력으로, 학계의 중견으로 꽃을 피웠다.
그러나 영광은 1997년 불어닥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로 사그라지고 만다. 당시 이들은 45~60세로 상당수가 한창 일할 나이였으나 일순간에 한국 경제 무대 중앙에서 퇴장됐다. 신입 사원보다, 대리·과장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가장 먼저 맞았다.
이후 일부는 창업, 일부는 재취업 등을 하기도 했다. 성장 시대 월급쟁이들의 컨센서스였던 '평생직장'이 무너진 뒤 '평생직업'이란 말을 처음 하기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연세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는 "신중년의 대다수는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평생 근로'를 해야하는 첫 세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075 新중년] [1] 新중년 열의 아홉은 "난 젊다, 일하고 싶다, 활기차다"
[6075 주관적 인식도 젊어져… 新중년 전국 500명 설문조사]
"난 나이보다 평균 7.3세 젊다… 노인 기준, 70.9세는 돼야"
93% "나이보다 능력" 77% "어린 상사 밑에서 일할수 있다"
건강도 자신감… 69% "난 건강" 45%가 한달 1~3번 性생활
"여러분의 행복·꿈·엔도르핀을 쑥쑥 높여주는, '폴리스 리(Police Lee)'와 함께 지금부터 두 시의 데이트 출발합니다. 오 예!"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지역 라디오 방송인 '성남 FM'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는 63세 DJ 이강환씨의 쾌활한 음성이다. 방송 내내 선 채로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어댄 이씨는 "내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30여년간 경찰관이었던 이씨는 학창 시절 이후 묻어뒀던 DJ의 꿈을 은퇴하고 이뤘다. 이씨를 발탁한 정용석(70·전 KBS 앵커) 사장은 "우리 방송국에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사고방식이나 감성이 젊은 사람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방송국에는 이씨 같은 60세 이상 DJ만 5명이다.
1938~1953년에 출생한 6075 신중년들은 체력과 지력에서 업그레이드됐을 뿐만 아니라 '마음'과 '태도'에서도 이전보다 한층 젊어진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와 삼성생명은 지난 6월 전국의 만 60~75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건강'과 '일자리'에 대해 갖고 있는 주관적 인식을 심층 설문조사했다. 신중년은 자신들의 실제 나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젊은이들 못지않게 활기차게 살고 싶은 의욕이 매우 강했다.
①나이: "7.3살은 더 젊다"
신중년에게 '스스로 몇 살로 생각하느냐'고 묻고 응답자의 실제 나이와 비교해 봤다. 그 결과 10명 중 9명(90.6%)이 "나는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자신의 나이가 실제보다 6~10세 적게 느껴진다고 답한 사람이 38.4%였고, 1~5세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27.6%에 달했다. 18.2%는 자신의 나이를 무려 11~15세 어리다고 보고 있었다.
500명 전체를 놓고 보면 이들은 평균적으로 스스로를 7.3세 젊다고 인식했다. 65세 이하가 '평균 6.88세 어리다'고 답하고 66세 이상이 '평균 8.37세 어리다'고 답한 점을 감안하면, 신중년 스스로가 인식하는 노화의 속도는 나이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신중년들은 노인의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한 법기준(노인복지법)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노인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몇 세가 되면 노인인가'라는 물음에 신중년들은 "평균 70.9세는 되어야 노인"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55%가 노인의 기준연령으로 "70세"를 꼽았고, "75세"(17.4%), "80세"(8.4%)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신중년의 가치관에 대한 조선일보·삼성생명 공동 설문조사.
최혜지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현행 '65세'라는 노인 기준에 특별한 근거는 없다"며 "신중년들은 이 기준보다 스스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런 주관적 인식은 객관적인 수치와도 부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1981년의 우리나라 65세는 13년을 더 살았지만 현재의 65세는 앞으로 20년을 더 산다. 신중년들은 실제로 늘어난 수명만큼 '노인'의 기준이 연장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②일자리: 열 명 중 아홉 명이 "나는 일하고 싶다"
신중년들은 자신감만큼 일자리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은퇴한 신중년 10명 가운데 5명(49.1%)은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일정 기간 더 일하고 싶다"고 했고, 4명(39.6%)은 "체력이 허락하는 한 평생 일하고 싶다"고 했다. "완전히 은퇴하고 싶다"는 답은 11.3%에 불과했다. 신중년들은 또 압도적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93.2%)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시에 '요즘 젊은 세대보다 더 일을 잘 할 수 있다'(54.0%)고 생각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다'(46.0%)는 비율보다 높았다. 전체의 50.6%는 '내가 젊었을 때보다 지금 더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응답자 10명 중 8명 가까이(77.4%)는 "나보다 어린 상사 밑에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③건강: 70%가 "나는 건강하다"
신중년들은 건강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자신의 건강 상태가 "건강한 편"(62.4%)이거나 "매우 건강하다"(6.8%)고 답했다.'한 달에 몇 번 성생활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44.8%가 1~3회라고 답했고, 20.6%는 4~6회라고 하는 등 전체적으로 한 달에 2.1회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075 新중년] [1] 新중년층의 강점과 약점
인사·회계·물류 취업률 높고 출판·여가 서비스업은 낮아
40년 넘게 고장 난 자동차 모터, 펌프, 기계 부품 등을 수리해 온 올해 70세의 최모씨는 아직도 '현장 맨'이다. 그를 찾는 전국의 중소기업들 덕분이다. 그의 강점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능숙한 일 처리 솜씨다. 웬만한 고장 난 기계는 혼자서 감쪽같이 고쳐낸다. 인천 성남동의 중소기업 사장 김모(45)씨는 "(최씨는) 젊은이들이 5시간은 족히 걸릴 일을 한 시간 만에 뚝딱 끝내주기 때문에 문제만 생기면 그를 찾게 된다"며 "그가 은퇴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육체적·지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신중년들은 웬만한 40~50대에 비해 전반적인 업무 능력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들이 많다. 특히 기계·전기·화학 등 특정 기술 분야에서는 10~20년간 누적된 경험이 순발력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사·재무 등 사무 직업군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고용정보원 황기돈 선임연구위원은 "기술 분야뿐 아니라 인사·재무·회계·조사 등의 사무직에서 오래 활약한 신중년들은 누적된 경험으로 더 효율적인 일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서비스직, 제조업 생산직군 대부분과 운수·물류업 등에서도 신중년의 취업률은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일정 시간 동안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이라든지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흡수해 활용하는 능력은 젊은이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만 되어도 증권·금융 및 보험업에서 취업률은 20.4%로 확 떨어진다. 출판·영상·방송 통신 및 정보 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취업률도 30%로 신중년이 소외된 직군에 속한다.
직능원 송창용 박사는 "신중년의 직무 능력과 취업률을 분석해보면 신중년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취업하지 못하는 직군은 10% 미만"이라며 "신중년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종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경하 박사는 "신중년은 젊은 직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직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3.09.09 경제부 이인열 차장 박유연 선정민 뉴미디어실=김정훈 기자 사회부=김지섭 기자 인턴기자=김민정(고려대 중어중문학과 4년) 인턴기자=태지언(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4년) 인턴기자=전예지(서강대 경제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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