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대담①/ AI시대 목회가 나아갈 길]
우리 곁에 깊숙이 다가온 AI, 더 깊어져야 할 목회자 영성
기독신문 2026.01.21 11:09 호수 2514

마상욱… 개인주의 시대 탁월한 맞춤형 목양도구
새로운 기술 현명히 사용할 수 있어야
김도인… 준비되지 않으면 목양의 주객전도 가능
과감히 거리 두고 말씀 앞에 무릎 꿇길
본지는 두 번에 걸쳐 신년대담을 마련한다. 첫 번째는 ‘AI 시대 목회가 나아갈 길’로 정했다. AI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라 할 수 있는 마상욱 목사와 목회자의 글쓰기와 인문학 멘토인 김도인 목사가 올바른 AI 사용법과 이 시대 필요한 목회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한국교회 트렌드 2026>에 따르면 담임목사 10명 중 8명이 AI를 사용하고, 그중 대부분이 설교·강의 준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지금 한국교회 목회 현장 속에 AI가 어느 정도까지 스며들어 있다고 보십니까?
=마상욱 목사(이하 마상욱):조사 수치에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80%를 넘어 거의 모든 목회자가 직·간접적으로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직 AI를 목회에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시각 차이와, 어떤 영역에 집중 활용하는지의 차이는 있지만, 크든 작든 대부분의 목회자가 AI를 접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김도인 목사(이하 김도인):저 역시 90% 이상 목회자가 어떤 형태로든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백그라운드’에는 이미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설교 자료 조사, 주보 문안, 문자 안내 문구, 성경공부 교안 초안 등에서 AI를 쓰는 사례가 상당히 많고, 실제 활용 비율도 높다고 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목회자·교회들이 느끼는 가장 큰 유익은 ‘행정·자료 찾기 시간을 줄여 목회 본질에 집중하게 해준다’는 점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두 분은 AI를 ‘목회 코파일럿’(디지털 비서)으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시는지, 동의한다면 어떤 영역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떤 한계를 가장 크게 보십니까.
=김도인:AI를 목회 코파일럿으로 보는 관점 자체에는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AI 자체’보다 ‘AI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설교와 목회의 조종간은 어느 순간도 사람, 더 정확히는 하나님 앞에 선 목회자의 영혼에서 떠나면 안 됩니다. 행정 보조나 일정 정리를 돕는 비서 역할은 가능하지만, 설교 구상·사역 방향·양육 콘텐츠의 뼈대를 AI에게 기대하는 순간, 목회자가 땀 흘려 공부하고 기도하며 씨름해야 할 자리를 내어주는 위험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코파일럿’이라기보다 ‘사무보조 도구’ 정도로 선을 그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상욱:저는 목회를 X축과 Y축으로 나누어 설명해 보고 싶습니다. X축은 기술의 발달, Y축은 사용자의 필요라고 정해 보겠습니다. 설교 자료를 찾는 일만 해도 과거에 비해 지금은 훨씬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자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AI 같은 기술 발달의 혜택입니다. 지식을 모으고 정리하는 능력 면에서 AI를 따라올 사람은 없습니다. 반면 Y축, 즉 ‘어디까지 쓸 것인가’의 문제는 사람마다 강약과 필요를 느끼는 정도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의 어떤 부족한 부분을 AI로 보완할 것인지 분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설교 준비 자료 확장, 행정 효율, 소통 채널 확대(온라인 안내, 설교 요약, 새가족 관리 등)를 주요 이유로 꼽습니다. 두 분이 목회자의 입장에서 직접 경험하신 AI의 ‘실질적 이점’과,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복음 사역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신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나누어 주시겠습니까.
=김도인:AI가 목회에 도움을 주는 측면과 함께 손해를 가져오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다양한 자료를 빠르게 찾아 활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목회자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지는 의문입니다. 설교 자료를 빨리 많이 모아준다고 자동으로 좋은 설교가 되지는 않습니다. 설교자는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생각이 깊어지고, 하나님 앞에서 씨름하면서 설교의 골격과 메시지가 정제됩니다. 젊은 목회자일수록 AI에 익숙해질수록 성경 본문과 고전, 신학 문헌을 직접 읽고 자기 언어를 만드는 훈련이 약해질까 우려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점보다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마상욱:결국 관건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주의가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 AI는 설교와 심방, 상담까지 상당한 유익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1년 목회계획을 세울 때 절기, 예산, 사역 우선순위 등 7가지 질문을 AI에 입력해 연간 계획을 제안받습니다. 여기에 분기별·월별 계획과 52주 설교 계획까지 추천을 받으면, 몇 년치 연계된 사역 로드맵을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 이주민, 시니어, 싱글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설교·심방·상담을 할 때 “이런 상황의 성도에게 어떤 성경 말씀과 접근이 좋을지 추천해 달라”고 물어보면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는 개별 성도를 더 잘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돕는 데 실제 유익이 됩니다.
▲반대로 ‘AI 의존 설교는 자기 것이 아닌 남의 설교’이며, 창의성과 영성이 약화된 “죽이는 설교”를 만든다는 강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두 분은 AI 설교문 활용과 표절·획일화·영성 약화의 위험을 어떻게 보시며, 설교자와 교회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마상욱:AI가 나오면 설교 표절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 AI가 아니더라도 베낄 사람은 이미 베끼고, 그렇지 않을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AI가 주는 ‘손쉬움’이 유혹을 키우는 것은 사실입니다. 설교에는 이성과 감성이 함께 필요합니다. 주해, 원어, 성경 역사 같은 부분은 이성으로 준비할 수 있고 AI가 자료 수집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삶으로 깨달은 말씀, 눈물과 고민 속에서 나온 고백까지 AI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른바 ‘하이테크·하이터치’ 시대에는 기술과 지식을 가진 사람보다 감성을 어루만지는 사람이 더 쓰임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AI로 얻은 정보를 반드시 자기만의 언어와 삶으로 소화해 내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AI가 쓴 문장을 거의 그대로 강단에 올리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보아야 합니다.
=김도인:AI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자기를 잃어버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교의 주인이 바뀌고, 생각의 주인이 바뀝니다. 잘못하면 목회자가 AI의 노예가 될 수 있습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자리입니다. 그 설교를 AI에 의존한다는 것은 철저한 직무유기에 가깝습니다. AI 시대에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더 많이 기도하고, 더 깊이 공부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더 많이, 더 깊이 보아야 합니다. 말씀 묵상을 소홀히 한다면 목회 자체를 계속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강단은 ‘내가 만든 글’을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하나님 앞에서 살아온 삶과 씨름의 열매’가 흘러나오는 자리여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제가 생각하는 분명한 레드라인입니다.
▲기술은 목회에 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신앙의 언어와 상상력을 바꾸는 힘을 가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두 분은 AI 시대에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라는 관점에 어느 정도 동의하시는지,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AI를 받아들이고 걸러낼 때 적용해야 할 신학적·윤리적 기준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마상욱:기술을 보는 4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기술을 혐오하는 ‘프랑켄슈타인(거부)’, 도구로만 보는 ‘실용주의’, 기술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기술만능주의’, 그리고 ‘구조주의(변혁주의)’입니다.
구조주의는 기술이라는 구조 자체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 안에 있으나, 죄로 인해 오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선하게 회복하려는 태도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배척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도구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길어 올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도인:기술을 가치중립적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시간 사용, 관계 방식, 사고 구조를 바꾸기 때문에 중립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AI는 ‘빠름·편함·효율’을 신앙의 영역까지 끌고 들어옵니다. 설교, 기도, 교제마저 효율의 잣대로 평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기술을 심판해야 한다고 봅니다. 돈, 편의성, 속도가 아니라 말씀 중심성, 공동체성, 성육신적 사랑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지, 아니면 얇게 만드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마상욱:역사적으로 보면, 문자는 인간의 기억력을 확장했고, 자동차는 인간의 공간을 확장했습니다. AI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확장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AI 사용을 긍정적으로 보며, 잘 선용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의 영혼 안에는 하나님만 채우실 수 있는 공간이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 공간은 기술과 문명이 절대 채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영역을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침실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든지, 주일 예배 시간에는 디지털 기기를 최소화한다든지, 나름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도 데이터 윤리, 사용 범위, 예배·기도 시간의 디지털 사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실제 목회 현장에서, 어디까지는 AI에 맡겨도 괜찮고 어디부터는 반드시 사람(목회자와 공동체)이 직접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예를 들어 설교 자료 조사·문장 다듬기, 전도·심방·상담, 기도문 작성, 교인 개별 상담 기록 분석, 헌금·출석 데이터 분석 등 구체 영역별로 ‘허용·보조·금지’의 기준을 제시해 주신다면.
=김도인:저는 설교 본문 선정, 대지 구성, 적용 포인트, 예화의 핵심은 반드시 사람이, 더 정확히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목회자가 씨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AI가 설교 개요를 짜 주고 예화를 줄줄이 뽑아주는 것은 그 거룩한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기도문, 축도, 상담 멘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술이 내 것이 아닌 말, 내 마음이 지나지 않은 문장을 성도 앞에서 하나님 이름으로 읽어 내려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반면 행정 문서 정리, 일정 안내 문구, 단순 통계 집계, 헌금·출석 데이터 정리 등은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과 영혼을 직접 다루는 언어’에는 AI를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안전한 최소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상욱:저는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 보고 싶습니다. 행정·재정·출석·봉사 데이터 분석, 일정·문자 안내, 새가족 등록 관리는 적극 활용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설교·성경공부 자료 조사, 원어·배경 설명, 구조 제안, 예화 아이디어까지는 보조 활용이 가능하되, 최종 설교문과 적용은 반드시 사람이 책임져야 합니다. 심방·상담 케이스 노트 정리, 패턴 파악 정도까지는 참고용으로 가능하지만, 1:1 관계 맺기와 회개와 화해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절대로 위임할 수 없습니다. 요약하면, ‘정보와 패턴’은 AI에게 맡길 수 있지만, ‘해석과 판단·선포와 돌봄’은 언제나 사람과 공동체의 몫입니다.
▲어떤 분석은 AI 시대에도 ‘오래 남을 직종’ 중 하나가 목회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정서를 어루만지고 동행하며, 죽음·고통·소명 같은 존재론적 질문을 함께 짊어지는 일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두 분은 “목회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직역”이라는 주장에 어떻게 응답하시겠습니까. 그 근거와 동시에, 그래도 위협받을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도인:목회가 오래 남을 직업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의 눈물과 고통, 죄와 은혜의 문제는 기계가 만질 수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목회는 분명히 대체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설교가 피상적이고, 상담이 형식적이고, 목회자가 ‘정리된 말’만 반복한다면, 어떤 성도는 차라리 AI가 해 주는 말이 더 낫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업의 지속 가능성’보다 ‘이 시대 목회자가 정말 목회자다운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가 위협받는 이유가 AI 때문이 아니라, 우리 자신 때문일 수도 있다는 뼈아픈 자각이 필요합니다.
=마상욱:저는 목회자를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성장은 관계를 통해 오고, 관계는 대화를 통해 형성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고독 사회’라는 말을 들을 만큼 외로운 시대입니다. AI 상담이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결국 사람에게 털어놓고 싶어 합니다. 특히 죽음, 죄책감, 용서, 소명과 같은 문제는 그렇습니다. 이 지점에서 목회는 대체 불가능한 직역입니다. 다만, ‘진짜 목회자’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형식과 제도만 남은 가짜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영혼을 끌어안고 함께 걸어가는 목회자만 남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AI가 ‘지식과 정보 전달’ 기능을 상당 부분 담당하는 시대에, 목회자의 정체성과 설교의 본질은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두 분 각자가 생각하시는 “AI 시대에도 결코 위임할 수 없는 설교자의 고유 역할”을 한두 가지로 압축해 말씀해 주신다면 무엇입니까.
=마상욱:앞으로는 설교나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목회자보다 삶으로 모범이 되는 목회자가 더 큰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성도들과 함께 울고, 침묵하고, 회개하는 자리로 성도들을 이끄는 목회자, 곧 예배 가운데 공동체를 하나님 임재 앞으로 데리고 가는 인도자 역할은 AI가 절대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설교자의 고유 역할은 결국 ‘공동체의 영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하나님 앞에 서는 법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도인:AI가 발달할수록 정보와 설명은 점점 비슷비슷해질 것입니다. 홍수가 나면 물은 넘치지만 정작 마실 물은 찾기 어렵듯이, 정보의 홍수 시대에 참다운 영적 설교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오히려 ‘설교자의 실력’과 ‘인격’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누구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본문을 찢어 가며 읽고, 먼저 자기 삶을 찔러 보고, 눈물 흘리며 씨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설교가 있습니다. 저는 설교자의 고유 역할을 “말씀 앞에 먼저 무너지는 사람” 그리고 “시대의 언어로 복음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작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AI 시대 목회자는 기술 자체보다 ‘문해력·사유력·창조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두 분은 앞으로의 목회자에게 반드시 요구될 역량(예: 신학적 분별력, 영적 리더십, 데이터 해석력, 스토리텔링·설교 글쓰기 능력 등)을 어떻게 정리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이를 위해 신학교와 교단, 현장 교회가 각각 어떤 교육·훈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마상욱:AI 시대에는 테크닉인 ‘각론’보다 본질인 ‘개론’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AI 프롬프트(명령어)를 잘 쓰는 기술보다,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아는 ‘신학적 기초 체력’이 필수적입니다. 기초 신학과 성경에 대한 이해가 견고해야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분별하고 목회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이란 내가 확실하게 이해한 원리를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능력입니다. 오늘 성도들의 삶과 언어에 적합한 설교를 실제로 말로 풀어내지 못하면, AI가 아무리 많은 지식을 모아줘도 결국 목회자와 성도에게 짐만 될 뿐입니다. 그리고 AI 시대에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잘 정리된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목회자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분별해 신학적으로 정리하고, 구체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는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김도인:저는 이와 더불어 독서와 글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깊이 읽고 구조를 볼 줄 아는 해석력이 필요하고, 사람의 마음을 느끼고 공감하는 감수성도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신학교에서는 텍스트 읽기 훈련, 설교 글쓰기, 현실 분석과 묵상을 연결하는 과목들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교회도 목회자·부교역자·장로·교사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독서 모임과 글쓰기 훈련을 제공해, AI가 제공하는 문장에 끌려 다니지 않고 자기 언어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를 맞은 한국교회가 ‘심플 처치’와 ‘AI 목회 코파일럿’이라는 흐름 속에서 부흥과 선한 영향력 회복을 위해 꼭 붙들어야 할 원칙과, 동시에 과감히 버려야 할 관행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정리하시겠습니까. 두 분이 한국교회와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문장씩의 권면으로 대담을 마무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도인:AI 시대에도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원칙은 ‘말씀·기도·공동체의 삼중 초점’입니다. 성경 본문을 깊이 파고드는 시간, 무릎을 꿇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시간, 실제 얼굴을 마주하며 울고 웃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그 어떤 기술도 교회를 살릴 수 없습니다. 버려야 할 것은 ‘빨리, 많이, 크게’만을 추구하는 성장주의 목회 관행입니다. AI는 이 유혹을 더 강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교회가 ‘덜 하는 용기, 천천히 가는 용기’를 다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도구를 믿지 말고, 말씀 앞에 선 설교자의 영혼을 다시 믿읍시다.
=마상욱:AI 시대에 모든 목회자들이 이 도구를 통해 목양에 실제적인 도움을 얻기를 바랍니다. 특히 많은 소규모 교회들이 AI를 잘 활용해 ‘작지만 강한 교회’, 곧 강소교회를 이루기를 소망합니다. 교회가 작아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목회자들은 스스로 규율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1시간 이상 기도하지 않으면 AI를 사용하지 않는다”와 같은 자기 원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복음의 본질, 성육신적 돌봄, 공의와 사랑, 투명성과 책임성을 굳게 붙들고, 보여주기식 행사·숫자 경쟁·한 사람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목회 구조는 과감히 내려놓아야 합니다. AI는 ‘보이는 것’을 과장하는 도구가 될 수도,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잘 돌보게 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우리가 이 도구를 통해 누구를 섬기고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결단입니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새로운 도구를 두려워하기보다, 복음의 빛으로 길들이는 교회가 됩시다.
정리=노충헌 기자 knox@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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